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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Others

된장잠자리 (2007,07,26)


 된장잠자리 수컷입니다. 암컷과 달리 배의 윗부분이 조금은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날개가 많이 상한 것으로 보아 오래 살면서 영역 다툼도 하고 싸워온 늙은 녀석 같습니다.



 어릴 적 단순히 백과사전만 보고 된장잠자리라 동정하고 그렇게 불렀고, 앉는 방식 때문에 왕잠자리과라고 마음대로 추측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년동안 관찰한 결과 8월이 지나가면서 등장하는 개체들은 크기가 이전의 녀석들보다 큰 것을 관찰하고, 1년에 2세대 이상을 보낸다는 가설을 나름대로 세웠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능하다면 당연히 이 녀석들의 짧은 생활사동안 긴 가을과 겨울, 봄을 견디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열대지방에서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까지 했었지요.

 그리고 잠자리에 대한 도감을 산 지금, 된장잠자리가 왕잠자리과는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1년에 2세대 이상을 보낸다는 가설, 그리고 열대지방에서 올라오는 비래종이라는 가설이 사실임을 알고 놀라움과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제게도 과학자의 피가 흐르는 것인지? ㅎㅎ

 경험상 매미와 비슷하게 20도 이하의 기온이 길어지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사라지는 종입니다. 암수 가릴 것 없이 초원, 아파트 위 높은 상공을 단체로 떼지어 다니기도 하며, 수컷들은 강가와 자동차가 늘어선 주차장 근처에서 경계비행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겹눈의 구조 상, 자동차와 수면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동차 위에 산란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안타까운 생각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생명력과 번식력으로 여전히 가장 많은 수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놀랍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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