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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Fishing

[한강]양평군 흑천 유역 (2010, 07, 10)

이번엔 대중 교통 접근성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여태 한 번도 고기 잡으러 간 적이 없는 양평으로 떠났습니다.

아는 곳이 한 곳도 없어서 검색 신공을 발휘하였지만 요새는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글만 많이 올라오더군요.

따라서 독자적인 포인트를 알아보기로 하고 열심히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다가 찾은 한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경치는 제가 아는 그대로... 인줄 알았으나 가까이 가보니 포크레인이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쉴 수 있게 주기적으로 바닥을 고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물도 흙탕물이 되고 사람들이 놀고 있고...

또한 캠핑장이 있어서 텐트는 정해진 곳에만 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차도 없이 걸어와서 1인용 텐트 쳐놓고 잠시 쉬어가려던 저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설상 가상으로 저와 2년을 함께한 예비용 텐트 폴대까지 여기서 사망 -_-


별로 좋지도 않은 환경을 가진 곳인데 입장료까지 받더군요.

아주 안 좋은 기분으로 일단 고기 잡이를 시작합니다.



피라미가 아주 많았던 여울이지만 족대로는 고기가 하나도 잡히지 않더군요.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위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 빠떼리 꾼이...



결국 이곳에서 잡은 유일한 물고기는 바로 참갈겨니!



참갈견: '저런 족대에 잡히다니 오늘은 내 인생의 수치다! 에잇!'

'나도 너 하나 밖에 못 잡아서 나름 수치스럽거든? ㅠㅠ'


결국 1시간 반쯤 있다가 다른 포인트로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피라미들이 한참 산란을 하던 모래밭이 있던 곳입니다.

사람도 없어서 다시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20대 남녀 20여명이 우르르 몰려와 물장구를 튀기며 저희의 카메라와 가방에까지 물을... -_-

울며 겨자먹기로 고기잡이는 중도에 중단하고, 짐 싸고 그때까지 잡은 녀석들을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나도 집에 가고 싶은 네 마음 잘 알어... 사진 한 장만 순순히 찍혀줘라.'



그 흔하디 흔한 돌고기지만 겨우 두 마리 구경...



참갈겨니는 흔한데도 볼때마다 반갑고 사진을 예쁘게 담아주고 싶어지는 녀석들입니다.



족대를 놓고 물가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족대 안으로 헤엄쳐 온 멍텅구리 동사리군



사람이 바로 앞에 가도 도망 안가고 버티는 것도 대단한 재주긴 재주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 덕분에 심심한 내 족대에 활기가 돈다~ ㅎㅎ'



피라미양.

피라미군은 1시간을 시도했으나 허접한 떡밥 때문에 죽어도 안 잡힘...



돌틈의 악동 꺽지



손바닥위를 열심히 기어다니는 참종개



'넌 내 손가락 틈으로 기어가게 되어 있어~ ㅎㅎㅎ'



외래종 우렁이의 낯선 이국 땅에서의 사랑



씁쓸함과 아쉬움을 가득 담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