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를 사고 얼마 안된 시기에는 누구나 디카 만지느라 시간 가는줄 모르지요. 저도 그러던 시절에 찍어둔 버들붕어 사진들이 잘 찍어둔 게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사진들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버들붕어는 열대어에서는 아나밴티드 과(Anabantid) 어류에 속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구라미(gourami)라는 이름으로 아주 흔하게 알려져 있구요. 이 이름은 Anabas라는 종이 이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한 학자들에 의해 붙여진 것인데, Anabas라는 종은 열대어 가게에서 구하기는 아주 어려운 종입니다만 나무를 기어올라간다는 특징으로 문헌에 자주 소개되고 있습니다.이 과의 어류들은 다른 어류들과는 아주 크게 다른 특징들이 있습니다.
일단 이 종들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쪽에 주로 분포합니다. 이들은 키싱구라미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이 수면에 수초를 활용해서 거품집을 만들어서 그곳에 산란을 하고 수컷이 지키는 특이한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가미 이외에 Labyrinth라고 불리는 호흡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호흡기관은 그들이 늪이나 아주 산소가 부족하고 고여있는 좁은 웅덩이 같은 곳에 자주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 기관을 통해 직접 물 위에 주둥이를 대고 공기 호흡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강인한 특징에 투쟁성이 강한 베타는 컵이나 좁은 비닐봉투에 담겨 팔리는 기구한 운명을 지니고 있지요.
어찌 되었든 가장 최북방에 분포하며, 한국에 있는 유일한 아나밴티드 과 어류인 버들붕어의 공기호흡을 사진으로 담어보았습니다. 다음 사진들은 한 번의 공기호흡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공기 호흡을 재구성해 본 것입니다.
주로 수면에서 정지유영을 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수면 위의 부상초 등의 엄폐물이 있으면 그 밑에 주로 있습니다. 구라미 종류를 기르신다면 이런 환경을 선호하는 구라미를 위한 배려를 해주신다면 좋겠지요.
그리고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이들은 수류가 있는 곳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수질 오염에는 아주 강합니다.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을 보면 정말 시궁창과도 같아서 물고기가 살 수 있을까 싶은 곳도 많지요. 구라미 종류도 대부분이 마찬가지이고 실제로 이들을 최대한 자연상태와 비슷하게 살 수 있게 배려하고 번식도 즐길 수 있게 꾸미려면 강한 수류가 없는 어항 환경을 꾸미거나 심지어는 여과기도 필요 없이 고인 물에 부상초만 띄우고 다른 종 약간에 구라미는 딱 한 쌍을 넣어주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약한 여과 상태에서 뿌옇게 변하는 물 때문에 미관이 상한다는 점, 그리고 강한 빛을 필요로 하는 부상초의 특성 때문에 이들을 자연에 가깝게 기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온순하다는 점 때문에 빠른 수류의 잡탕 어항에 한 마리씩 포인트로 주로 이용되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수면 위를 경계하는 습성은 대부분의 물고기가 가지고 있습니다. 수면 위는 새라는 무시무시한 천적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특히 조심하고 경계하는 곳입니다.
제 경우 눈망울을 굴리고 정지유영을 할 줄 아는 어종은 유영 능력 등의 체력적인 면 보다는 습성이나 지능 적인 측면이 발달했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어디선가 잠시 줏어들었던 말 중에서는 어류는 체고가 높을 수록 진화가 많이 되었다는 식의 말을 본 적도 있는데요. 이와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상초 아래 있는 버들붕어는 그 자신에게도 편안할 뿐 아니라 보기에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코리도라스도, 미꾸리나 미꾸라지도 그렇지만 아가미에만 의존하지 않는 어종들은 다른 호흡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산소 포화도가 풍부한 물 속에서도 공기호흡을 하게 됩니다. 다른 호흡기관이 보완을 해주기 때문에 아가미를 만드는데 생물적 에너지를 많이 써서는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힘들테니까요. 천적이 많은 수면위기 떄문에 특히 공기호흡을 할 때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올라오는 속도도 느리고 조심스럽습니다.
조심스럽게 수면에 입을 맞춥니다. 그 순간 아가미도 쩍 벌리면서 공기를 최대한 들이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공기 호흡 때의 사진입니다.
우리나라 토종어류 중 가장 대중적 취향해도 맞을 만한 녀석이 바로 이 버들붕어지요. 이 녀석은 암컷이고 성장이 다 되지 않아 색상이 덜하지만 혼인색을 띈 수컷의 경우에는 다른 열대어에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자태를 뽐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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