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말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어항에서 이 사진처럼 채집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려면 아주 강한 광량과 이산화탄소의 공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참붕어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와는 달리, 붕어처럼 크고 튼튼한 물고기가 아닌, 10cm 가량의 소형 어종입니다. 개인적으로 채집해 본 장소가 복원된지 얼마 되지 않은 청계천 하류, 왕숙천 중하류일 정도로, 3급수에서의 적응에 능한 종입니다. 날렵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로 솟은 주둥이나, 몸의 무늬, 체형 등에서 돌고기와 꽤 가까운 종이라는 느낌이 오는 녀석이지요.
수질 오염에 대한 적응력이 강해 사육이 쉽습니다.
정수성의 환경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녀석들입니다. 실제로 수초와 함께 채집되는 일이 흔한 녀석들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토종 수초 검정말과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소박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이유겠지만, 간흡충의 중간숙주라고 소개하는 서적이 많아서인지 어항에서의 사육과 채집에 대한 인기가 낮습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참붕어의 억울함(?)도 풀 겸, 간흡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간흡충 (Clonorchis sinensis)
간흡충은 흡충류(Trematodes)에 속하는 인간을 숙주로 하며 말단 담도에 장기간 기생하는(충체 수명 30년) 기생충입니다. 광학현미경 상에서 입의 기능을 하는 흡반이 두 개 관찰되어 간디스토마(distoma; di:2개, stoma:입)라고 불린 적이 있으나 실제로는 기능을 하는 흡반은 하나임이 밝혀진 후 간흡충이라고 명명하기로 하였습니다. 간디스토마는 틀린 말입니다.
▲ 담도에 기생하는 간흡충 성충(Clonorchis sinensis)
간흡충의 제 2 중간숙주는 잉어과의 민물고기이며, 29종의 민물고기가 중간 숙주로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참붕어가 다른 민물고기에 비해 많은 간흡충의 피낭유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지만, 물달팽이와 함께 서식하는 다른 잉어과 민물고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참붕어만을 유달리 더 경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물달팽이가 좋아하는 유기물이 많은 다소 오염된 조용한 수초지대는 참붕어도 좋아하는 곳입니다. 즉 서식지를 같이 하는 녀석이라 간흡충과 접할 일이 많을 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 입으로 들어으면 인체에 감염되는 간흡충의 피낭유충(metacercaria)
또한 간흡충은 제1중간숙주인 쇠우렁 등 물달팽이, 제2중간숙주인 잉어과 민물고기, 그리고 포유류, 세 숙주가 모두 있어야만 번식이 가능하며(즉 어항에서는 간흡충의 번식이 불가능합니다.) 이 중에서는 우리 인간에게 감염이 가능한 형태는 민물고기, 혹은 물 속에 있는 피낭유충입니다. 알에서 부화 한 miracidium은 변화하여 수중을 돌아다니다가 민물고기의 비늘 밑에서 피낭유충으로 변화합니다. (민물고기의 생명에 지장을 주는 일은 드물 것입니다.) 그리고 이 피낭유충은 반드시 입을 통해 섭취되어야만 인간의 십이지장까지 내려온 후 담도로 침투하여 전염될 수 있습니다.(먹지만 않는다면 감염되지 않습니다.)
간흡충은 비록 15~20년 정도의 계속적인 재감염 시 간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담도암을 일으킬 위험이 생깁니다만, 가벼운 감염 시 예후가 좋으며, Praziquantel이라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구충약을 2일 복용하는 것으로 치료가 됩니다. 조사 년도에 따라 통계 자료의 변화가 있지만 우리 나라 인구의 약 1%가 감염되어 있다고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모든 민물고기와 서식처의 물이 입에 들어오는 일은 최대한 피해야 하며, 그것만 경계한다면 따로 참붕어만을 차별하고 경계하고 사육을 꺼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전문 연구자가 아닌 학생 수준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글에서 틀린 점이나, 수정할 부분에 대한 지적을 받고 싶습니다. 리플이나 메일 등을 통해 제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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