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까 올라왔던 길을 더듬어 내려갑니다. 배가 고파져서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지요. 윙버스에서 본 평가가 좋은 융키 (鏞記酒家)라는 거위구이 전문점과 나 트랑 (NHA TRANG) 두 곳이 물망에 올라있었죠.
어두워지고 조명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홍콩의 저녁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미친듯이 솟아 있는 홍콩의 초고층 건물들의 위용.
걷고 또 걷습니다. 돌아다니는 곳 어디나 상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쇼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천국일 듯 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왼쪽에 거위구이 전문점 융키가 보입니다. 건물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베트남 음식점 나 트랑이 나오구요.
두 음식점의 중간 지점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중에 찍어보았습니다. 거위 요리는 체험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찾아간 나 트랑. 저희가 간 시간은 정확히 6시 근처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한국인도 조금 보이더라구요. 다행히 별 대기시간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지요. 다들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시켰습니다.
쌀국수에 넣어 먹는 라임과 소스가 나왔습니다. 고추는 엄청나게 맵습니다. 붉은 양념은 평범한 칠리 소스인데 검은 양념은 아주 냄새가 진합니다.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고기도, 면도 양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오전에 간 스위트 다이너스티의 완탕면의 양을 기대한 저희에겐 예상 밖이었죠.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쌀국수 하나만 먹고 나가는 분위기. 하지만 저흰 개인당 쌀국수 하나씩은 기본에 추가 메뉴를 3개를 더 시켰으니... ㄷㄷㄷ 고수의 향 때문에 먹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었는데 저흰 다들 맛있게 잘 먹었지요. 국물도 얼큰하고 깔끔한 맛이 좋습니다. 가격도 우리 나라의 쌀국수보다 훨씬 더 저렴합니다.
메뉴판을 촬영하지 않아서 이름을 모르겠네요. 풀 줄기에 고기 경단을 빚어서 구워낸 요리로 뭔가 떡갈비를 연상케 하는 맛이었습니다. 원래는 줄기를 잡고 한 명씩 먹는 것 같았지만 저희는 네 명이었기에 칼로 썰어서 뒤에 있는 야채에 쌈을 싸 먹었습니다. 이게 한국인만 그런건가 했는데 주위를 보니 다들 싸 먹고 있더라구요 ㅎㅎㅎ 하기야 월남쌈이라는 음식은 그 자체가 싸 먹는 것이니... 베트남은 싸 먹는 문화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이것은 햄 + 딤섬으로 요약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 베트남 음식들이 맛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웰빙을 추구하는 요즘 세계적으로 퍼지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마지막에 나온 요리는 큰 돼지고기 덩어리를 장조림으로 만든 듯한 맛이었습니다. 맛은 거의 같았죠. 다들 배불러서 못 먹는 분위기라 이것은 제가 처리 ㅎㅎㅎ 그리고 먹다 남긴 쌀국수도 제가 처리 ㅎㅎㅎ
저렴한 가격대에 수준급 이상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