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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Fishing

[한강]남양주시 구운천 (2008,04,11)

 금요일 당일에 수업이 일찍 끝나서 가게된 올해 첫 탐어. 집에 가면서 subway 샌드위치 하나 사고, 집에서 짐싸고, 구운천으로 갔습니다.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울에서는 정말 가까운 곳입니다. 예전과 달리 버스가 고속버스로 바뀌어 비싸졌습니다. 그래봤자 몇 백원 더 들긴 하지만...



 날씨만 조금 맑았더라도... 날씨도 따뜻했고 물도 생각보다 따뜻했습니다. 전날 갔던 수락산 물에 비하면...

 수동천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면 구운천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학교 때 대성리 MT촌 한 번 안 가본 사람 없을 겁니다. 대성리 MT촌을 꿰뚫고 흘러 북한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이 바로 이 하천으로, 하류는 오염이 꽤 되었지만 상류는 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대신에 어종이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잡은 고기 잡이 포인트. 무릎 정도 깊이에 돌 위주로 된 바닥 환경으로, 편하게 족대질 하기에 그만입니다.

 채집은 족대로 큰 돌을 빈틈없이 감싸고 돌을 저어주어, 돌 밑에 숨어있던 녀석이 족대 쪽으로 마구 헤엄치는 순간 들어올리는 것이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 다른 방법도 배우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참종개. 다양한 곳에서 많은 개체가 서식하는 편이지만, 저와는 어째 인연이 없는 종. 비슷한 종이 매우 많은데 대체로 서식지만 가지고 어떤 종인지 감별할 수 있습니다. 왕종개, 부안종개, 남방종개, 동방종개, 북방종개... 등등



 촛점이 빗난간 돌고기 사진. 수동천에서 만나는 돌고기들은 지느러미가 예쁜 주황색을 띄는데, 다른 곳의 돌고기보다 예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년을 길러보니 돼지 고기 되기는 역시 매한가지긴 했습니다만... 치어 돌고기를 기르고 싶다면 수도권에서는 수동천 돌고기를 추천합니다.



 흔히 물가를 놀러가면 물 깊이가 30cm도 안되는 곳에서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쏘다니는 녀석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바로 이 피라미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인들은 날렵하게 생긴 종의 치어를 일컬어 피라미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것은 오류가 많습니다. 환경 적응력이나 이동력도 매우 뛰어나서 특히 인공적으로 대규모 공사를 해서 파괴된 생태계에 가장 빠르게 치고들어옵니다. 청계천에 서식하는 피라미들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여름이면 청계천의 드물게 있는 잔잔한 곳에서 많은 수의 피라미 치어도 볼 수 있습니다.



 암컷 쉬리로 배가 약간 불러있습니다. 영화로 이름만 대중적으로 유명해 졌지만, 이름 뿐 아니라 그 아름다운 모습과 관상가치로 알려질 만한 녀석입니다. 이 녀석은 암컷이고, 아직 추워서 본연의 아름다움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쉬리 치어. 푸른빛 줄과, 그 밑의 황금빛 줄이 인상적입니다. 각도가 좋지 않지만, 채집하면서 찍은 아름다운 쉬리 사진은 다음에 올려보도록 할 예정입니다. 수동천은 쉬리가 꽤 많은 하천으로, 쉬리를 보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늦게가서 벌써 해가 지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수동천은 가까워서 그런가 늦게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노을이 물에 반사되어 빛나는 장면을 정말로 좋아하는데, 이 날은 흐려서 보지 못했습니다.



 족대로 잡혔다기에는 생각보다는 큰 피라미가 잡혔습니다.. 족대질로 좁은 곳에 숨는 습성도 없고 이렇게 빠른 녀석들을 잡으려면 지형을 활용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빠른 헤엄 능력 때문에 뛰어난 적응력에도 불구하고 어항에서 기르기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종입니다. 불거지라고 불리우는 피라미 수컷은 그 관상가치는 충분하지요.



 노란빛이 은은한 참갈겨니. 맑은 2급수나 1급수에만 서식하며, 눈이 크고 피라미에 비해 검은 빛을 띄는 것으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서식지도 구분되어, 피라미가 아주 얕은 여울을 빠르게 헤엄친다면 갈겨니는 물이 적당히 고여있는 곳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족대로 잡기에는 참갈겨니가 더 쉬운 편... 이라기보다는 사실 성어 피라미를 족대로 잡기는 산란기의 아주 얕은 하천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른 개체. 이렇게 어린 녀석인데도 노란 빛을 띄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2cm 가량의 치어를 잡아와 1년을 길러본 적이 있는데 그 개체는 8cm가 다 되도록 노란빛이 전혀 없이 은빛만 유지했었습니다.



 다른 환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엔 돌이 아니라 모래와 자갈이 깔린 환경입니다. 한 여름에 이런 곳에 누워 있으면 지상 낙원이 따로 없습니다. 수동천의 모래밭에는 어떤 어종이 살고 있을까요.



 일단 반겨주는 것은 모래무지. 모래무지는 많은 수가 살고 있었습니다. 잘 크면 아주 대형종이 되기도 하는데, 아주 맑은 청정 수역에서 부터 3급수의 한강 본류에까지 아주 넓은 분포를 자랑하는 녀석입니다. 적이 오면 모래 속에 숨는 행동 양식을 취하는데, 피라미 같이 엄청난 유영능력을 가진 녀석들도 새에게 잡아먹히는 상황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족대로 잡기에는 아주 쉬운 조건이지요.



 돌마자와 모래무지. 돌마자는 흔한 어종에 속하지만 이곳에서는 한 마리 밖에 채집하지 못하였습니다.



 동사리. 조용한 녀석인데, 가만히 있다가 먹이를 한 입에 삼키거나, 적을 쏜쌀같이 따돌리고 도망갑니다. 손으로 잡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손이 거의 다 접근한 순간 쏜쌀같이 도망갑니다. 눈으로 잘 보이지 않을 정도지요. 쉽게 도망가지 않는 성격이 움직임을 통해 먹이를 파악하고 아무리 빠른 피라미라도 잡아내는 새에게는 오히려 포식당하지 않는 유리한 조건이 되지 않았을까요? 서적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상류의 맑은 곳에는 주로 동사리가 살고, 정체된 2~3급수에서는 얼룩동사리가 주로 서식합니다.



 새코미꾸리. 이 새코미꾸리는 또 유난히 수염과 지느러미 색상이 진했는데 마치 잘익은 홍시의 속살을 보는 듯 합니다.



 큰 모래무지 두 마리가 족대에 잡혔습니다. 의외로 큰 녀석들이 잘 잡혀주는 녀석은 역시 모래무지 뿐인 것 같습니다.



 채집 당시에 아가미가 삐져나오고 힘이 없던 참종개. 꼼짝을 못했는데 돌을 뒤집다가 찍혔을 것 같기도 하고 기생충에 감염된 것 같기도 하고... 찍히는 것 만으로 아가미가 삐져나오기는 힘들 것 같은데...



 채집 결과. 녀석들은 각각 다시 채집지로 보내주었습니다.

 민물고기는 기를 입장도 안되고 잘 사는 녀석들 데려와서 괴롭히는 것도 미안하고...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