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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Fishing

[임진강]연천군 한탄강, 임진강 (2008,05,02)


 달력과 같이 2008년 5월 2일은 엄청난 연휴가 처음 시작하는 날이었습니다. 한편 제게는 5월 1일은 기초종합평가가 끝나는 날이기도 했지요. 5월 6일부터 면역알레르기학을 시작하긴 하지만 일단은 갑작스럽게 다가온 4일 연속 휴가는 제게 있어 탐어 여행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가고자 했던 곳은 Daum의 '물고기와 사람들'의 박xx님의 탐어기를 많이 참조해서 결정했습니다. 대부분 차를 가지고 이동하지만 이 분은 저처럼 대중교통을 활용하시기 때문에 탐어지가 제가 갈 수 있는 곳과 일치하는 곳이 많습니다. 제가 못본 종이 많이 살고 있고 가깝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렇게 지도를 통해 알아본 결과, 전곡읍은 동·남쪽으로는 한탄강과 그 지류, 서·북쪽으로는 임진강과 차탄천이 흐르고 있는 천혜의 탐어지라고 결론을 내려도 좋을 정도의 곳이었습니다. 전곡읍은 경기도 가평군 현리처럼 군부대를 중심으로 발달한 시내라고 보면 되는데, 민통선과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수 많은 헬기와 장갑차, 전차 등을 계속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석계역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간 후, 일단 지하철을 타고 동두천까지 갑니다.



 동두천역의 전경. 하루 종일 맑다고 기상청에서 예보했는데, 아침이라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무슨 공장들이 그리 많은지... 동두천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6시~22시까지 매 27분에 있습니다. 가격은 천원.



 전곡 시내에 도착한 후,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가장 가까운 한탄강의 상류입니다. 웅장한 풍경에, 탐어하기 적당해 보이는 유속과 수심이 인상 깊어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막상 내려와서 보니 바로 맞은편과 2km쯤 상류에서 엄청난 규모의 공사가 진행중이었습니다. 물은 토사로 뿌옇게 보였고 바닥에도 1~3cm 두께의 토사가 퇴적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또 알아보니 한탄강 댐 공사도 시작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 흔한 물가의 피라미 떼의 유영도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 쉬리나 중고기로 추정되는 녀석들의 유영은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만 잘 숨지도 않고, 물도 더러워서 뛰어다니면서 쫓고 싶지 않아서 30분쯤 쫓아다니다가 포기했습니다.



 1시간 가량을 이곳에서 소모했는데 돌고기 한 마리와 새코미꾸리 한 마리만 채집했습니다.



 물에서 특별히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환경도 좋았는데 공사로 인한 토사로 탐어를 이렇게 그치는 것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전곡읍으로 다시 돌아와서 점심도 먹고, 손도 씻고 버스터미널로 와서 어디로 갈지 다시 고민해 보았습니다. 영평천과 한탄강의 합수머리와 임진강이 그 후보지가 되었는데, 멋진 경치를 보기보단 다양한 어종을 보기로 결정하고 임진강 본류로 결정. 네이버 버스 검색 등으로는 나오지 않지만 임진강을 건너가는 버스가 1시간에 1개씩 있습니다. 임진교 앞에서 하차하여 내려갔습니다.



 임진강의 풍경입니다. 한강 못지 않은 아주 넓은 모습이었습니다. 맞은편에는 장갑차와 전차 20여대가 훈련 중이었는데 꽤 시끄러웠습니다. 아주 멀리 건너편에 견지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보여서 찍어보았습니다. 이곳은 아주 유명한 견지 낚시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곳도 수질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물 색은 탁하고 주변에는 엄청난 거품이 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곳도 물가에 흔하디 흔한 피라미 떼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강 본류이기 때문에 이해를 한다고 쳐도, 임진강에서 피라미들이 전멸이라도 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막상 들어가보니 물에서는 냄새도 안나고 괜찮은 편. 나중에 알고보니 북한에서 댐에 물을 모으고 있어 엄청나게 물이 줄고 있는 시기와 정확히 겹치는 시기더군요.



 처음에 잡은 꺽지. 돌을 뒤집어서 나온 녀석인데 알을 지키고 있는 녀석이었던 듯, 색상도 검고 기운도 없고 배도 홀쭉하고... 돌 밑에도 알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확신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정말 미안하더군요.



 딱 한 마리 나온 참종개. 이렇게 넓은 강에 참종개가 살 수 있다는 게 제게는 거의 문화 충격과도 같았습니다.



 돌고기. 돌고기는 흔하게 잡힙니다. 채집법 문제도 있고, 실제로 흔하기도 하고...



 큰 크기의 새코미꾸리가 여럿 올라옵니다. 새코미꾸리의 개체수가 정말 많았는데, 남한에서는 한강이라는 아주 제한된 서식지를 가지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환경 적응력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주 깊은 계곡 1급수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이런 넓은 임진강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정말 큰 새코미꾸리들. 이곳 생태계가 그래도 아직 건강하고, 사람들의 남획이 적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더군요.



 쉬리는 딱 한 마리. 그리고 돌고기와 배가사리도 발견되었습니다. 이 넓은 강에 이런 녀석들이 산다는 것은 이 강의 수질이 꽤 맑은 2급수로 1급수와 거의 걸치는 상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개발이 많이 된 남한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죠.



 정체를 알 수 없던 종 두 마리. 나중에 카페 분들이 묵납자루로 동정해주셨습니다. 한 마리는 작은 크기임에도 산란관이 있었습니다.



 은은한 초록빛을 띄고 있는 녀석들.

 채집지를 조금 이동해 볼까도 했지만 차도 없고 그늘이 없는 다른 곳까지 가는 것이 굉장히 망설여졌습니다. 그래서 이후 다시 전곡으로 가는 도중에 차탄천에 들려볼까도 했는데, 학생 둘이서 임진강까지 버스타고 와서 족대질 하는 것이 신기하셨는지 저흴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시고 많은 것을 도와주셨던 고마우신 두 분께서 서울로 갈꺼면 태워주신다고 하시기에 편하게 노원까지 가게 되어서 차탄천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채집 실력이 매우 딸려서 비록 많은 종을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그 큰 강물에서 비도 안왔는데 냄새가 안난다는 사실이 제게는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한 편 인간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임진강은, 건너편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수십대의 장갑차, 수시로 날아다니는 헬기편과 또 대조가 되더군요.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반드시 다시 한 번 가볼 곳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