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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Life>/Japan Kansai

Japan Kansai(일본, 関西地方) (大阪 - 오사카, Osaka) - 첫째날 - 2. 오사카 성(大坂城)

 일본 여행 전에 상식적으로 일본 역사를 살짝 공부해 두었는데 덕분에 일본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사카의 상징과도 같은 이 성은 일본의 그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도쿠가와 이예야스(德川家康)의 시대에 지어진 것입니다. 지금의 오사카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본거지였고, 도쿄는 도쿠가와 이예야스의 본거지였습니다. 즉 오사카 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곳 주민들은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지역감정의 뿌리와도 같다고 할까요? 현재의 성은 수많은 파괴를 거쳐 1997년에 복원된 것으로 지나치게 현대적이고 깔끔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역사가 아무리 재밌고 좋다고 하더라도 이런 블로그에서 어디선가 퍼온 역사 얘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사진과 여행자 입장에서 본 느낌이 중요할 것입니다. 허접한 사진이 많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도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각 지원이 되지 않는 카메라와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좋은 사진이 안나왔기 때문이라고 핑계대고 싶네요...(!?) 패키지 여행이라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한 곳에서 깊이 볼 수는 없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머리와 카메라에 담고 뛰어내려 오겠다는 기분으로 돌아다녔습니다.

 맑은 날씨에 수 많은 관광객 사이에 끼어 이동했습니다.


 외해자입니다. 일본의 성은 이런 인공 수로 구조를 형성하여 적의 침입으로부터의 방어를 용이하게 하였습니다. 오사카성은 외해자, 내해자 이중 방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내해자에는 물이 차 있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나서 정해진 길이 아니면 정말 침입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괜히 나중에 정권을 잡은 도쿠가와 이예야스가 화친하는 척 해자를 매워놓고 공략한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라가다보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모시는 도요쿠니 신사(豊国神社)가 있습니다. 위 사진의 대문은 신사를 표시하는 모양입니다. 일본은 신사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신사가 많은데 제 경우에는 주차장을 지키는 신을 모시는 주차장의 신사까지 봤을 정도입니다.



 신사의 내부에는 일본 전통 양식의 건물이 있습니다. 일본의 위인을 모시는 곳이라 그런지 규모도 다른 곳보단 크고 잘 꾸며져 있습니다. 우리 나라 입장에서는 씁쓸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그나마 참배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편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식의 정갈한 느낌은 이곳에서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사진에서의 날아가는 비행기는 숨은그림찾기 정도?



 일본은 신사 내에서 혼례를 치루는 풍습이 아직 있다고 합니다. 한 신혼 부부를 볼 수 있었는데 재밌는 점은 다들 밝은 표정으로 구경하다가도 한 명이 용기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모두가 카메라를 올리고 찍기 시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옆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있습니다. 일본에선 위인인 사람이지만 키가 작고 못생겼다는 그 모양을 미화 없이 그대로 표현한 점은 재미있었습니다.



 물이 없는 내해자의 모습입니다. 규모도 외해자보단 작습니다.



 오사카 성 내부의 박물관입니다. 옛 우리 나라에 있던 국립 중앙 박물관과 비슷한 양식의 건물입니다. 타임캡슐을 묻어놓은 곳이 바로 앞에 있는데 이곳의 물건을 묻어놨다고 들었습니다. 관광코스로는 이용되지 않는 곳인 듯 합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한국어, 중국어도 구사하셨고 김치도 주시더군요. 하지만 전 일본에서는 김치를 절대 먹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들이 먹는 모습 그대로 먹기로 했었습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밥상인 것 같습니다. 오뎅 국물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저 장치를 빼고는 맛은 전체적으로 매우 평이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오사카성을 보았습니다. 천수각 자체는 최근에 복원된 것으로 과거의 것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천수각 꼭대기의 금속 조각은 과거에 피뢰침을 역할을 자주했고 그로 인한 화재로 유실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까치 대신 까마귀가 많아 음산한 분위기를 주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우리 나라와 달리 까마귀가 길조라고 합니다.



 오사카성에서 내려다 본 웅장한 해자의 모습입니다.



 내려가려고 하는데 일본 전통 복장을 한 어떤 아저씨가 일본 아이들과 무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어라고는 전혀 몰라서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깔깔 웃는 인파들을 보니 저도 즐거워져서 현장 분위기를 담아 보았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진빨이 대단합니다.



 오사카 성 내에도 일본 전통의 정원이 있습니다. 뻘쭘한 위치에 혼자 있길래 무슨 의도인가 했는데 아마도 이 얼짱각도의 천수각 사진을 위해 억지로 꾸며놓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본 정원들은 대부분 정갈하고 손이 많이간 흔적이 보이지만 수질은 대부분 더럽습니다. 촬영 당시에는 만족하면서 찍었는데 어두운 나무 사이를 생각했다면 오사카 성이 노출오버되지 않게 더 주의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집에 와서 많이 들었습니다.



 내려오면서 촬영한 웅장한 외해자입니다. 우리나라의 고궁처럼 고충 빌딩 사이에 있는 모습이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습니다. 광각렌즈가 간절히 필요하다고 느낀 결정적인 사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