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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Fishing

[한강]남양주시 외방천, 구운천 답사 (2008,08,11)

 어제 다녀왔습니다. 기상청 홈피를 들어가본 결과 어제 밤부터 비가 온다고 하고 이후로 계속 온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최소 1주일은 탐어를 가기 힘들 것 같더군요. 그리고 집에서 도저히 오후 1시~3시의 더위를 버티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시원한 물 속에서 놀고 싶어서 급하게 오후에 준비해서 떠났습니다. 버스에 아주 많은 사람이 타더군요. 갈때도 올때도 앉아서 가기가 힘듭니다. 마석 시내에서 뱅뱅 돌고 하면서 결국은 청평까지 가는 것과 시간은 비슷하게 걸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노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다른 분들은 구운천에서 눈동자개, 배가사리, 붕어 등등을 뚝딱 잘 잡으시던데 전 이곳에선 그런 종들은 구경도 못해봤습니다. 지나치게 상류에서 탐어를 해서 그런지... 그래도 다양한 어종을 보지는 못했지만 더위를 피해 아주 좋은 경치도 보고 오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채집을 하기에 좋아보이는 곳이라 지류에 무작정 내렸습니다. 물가에서 눈으로 보니 초록색 줄을 가진 참갈겨니, 호랑이와도 같은 무늬가 있는 참종개, 금빛줄이 있는 통통한 쉬리, 그리고 그냥 시커멓고 뚱뚱한 돌고기가 보입니다. 인공으로 만든 분수(?)가 가운데 있어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이 많고, 돌을 쌓고 검은 비닐로 방수 처리를 한 인공 보(?)가 있어 수심이 깊고 수면이 넓습니다. 옆에는 투망과 족대, 다슬기 채집 도구와 양동이가 있고 다리 밑에는 물 위에 평상을 만들어 둔 곳이었습니다.



 직접 입수해보니 물도 깊고 지나치게 맑아서 고기들이 너무 잘 도망다닙니다. 잡은건 1cm급의 돌고기, 참갈겨니와 2cm쯤 되는 꺽지 하나, 참종개가 다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쉬리도 전혀 숨지 않더군요. 하류 쪽의 고기를 몰기 좋은 아주 좁은 여울에서도 아주 빠른 저서성 육식어종 몇 마리와 많은 수의 쉬리가 보였는데 엄청 빠른데다가 숨어도 잠깐 숨고 한 번 도망가면 아주 멀리 도망가버려서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쉬리 채집에 실패하는 슬럼프가... 수량이 줄어들면 다시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결국 구운천으로 이동했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올해 첫 탐어를 한 곳과 같이 고요할 것 같아 보였으나 수량도 많고 수심도 깊고 유속도 있고 고기 서식 밀도도 낮아서 족대질이 쉽지 않았습니다. 물이 아주 맑아서 고기들이 잘 보이지만 그만큼 도망도 잘 가더군요. 처음에는 괜히 여기로 왔나 싶었습니다.



 바닥이 미끄러운 곳이 많아서 조심스러웠습니다. 구운천은 물은 아주 맑은데 바닥은 미끄러운 경우가 많네요. 물가는 저렇게 자갈도 있지만 수심이 깊은 곳은 암반이 바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상류, 계류 환경입니다.

 한 마리도 못잡고 족대 들고 시원한 물을 즐기고 있는데 엄청난 크기의 동사리가 보였습니다. 아주 깊은 곳으로 도망갈 뻔 했는데 잘 도망가지 않는 녀석이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감싸서 결국 채집에 성공.



 얼마전 잡은 얼룩동사리와 달리 이빨이 나름 무시무시합니다. 어릴 때 잠자리를 잡으면 꼭 한 번씩 손가락을 대주고 물려주면서 녀석들 스트레스도 나름 풀어주고 무는 힘도 측정해보곤 했던 추억이 떠올랐는데 이 녀석에게는 도저히 물려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17cm쯤 되는 녀석이었는데 다른 어종보다 덩치가 커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놔주려고 이렇게 해도 쉽게 도망도 안가더군요.



 자포자기성 족대질에 나온 모래무지. 이런 산 속에까지...



 구운천 돌고기는 크기에 비해 언제 봐도 체형이 좀 더 좋아보입니다. 이 녀석은 지느러미가 노란색입니다.



 몸도 뚱뚱하지만 입이 돼지 코 같네요.



 이 녀석은 지느러미가 주황색입니다. 이것이 암수 구분 기준이 되나요? 몸매도 암 수 가릴 것 없이 전부 뚱뚱한 것 같고...;



 돌아다니던 중 뭔가 이상한 참종개가 있는 것 같아서 혹시 대륙종개? 종개? 하면서 잡아보았으나 참종개였습니다. 등이 묘하게 튀어나와 있습니다. 운동성도 좋고 아주 건강한 녀석인데 저러네요. 저번에 이어 장애가 있는 참종개를 또 구운천에서 봅니다.



 이제는 안만나면 섭섭한 참갈겨니. 수풀이나 몰아갈 지형이 없어서 이 녀석도 정말 힘들게 잡았습니다. 어항은 아무리 설치해도 아무도 안들어가더군요. 물이 너무 맑아서 경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설치법이 틀린 것 같기도 하고 떡밥이 상한 것 같기도 하고...



 큰 돌 뒤집었더니 나와준 꺽지입니다. 겨우 한 마리 잡았는데,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아주 깊은 암반에는 더 많이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참종개. 새코미꾸리도 보았지만 채집에는 실패했습니다. 이곳은 쉬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족대질을 하기는 불가능해 보이는 채집지 아래 쪽의 여울.



 채집을 한 곳이 왼쪽에 보이는 소 근처입니다. 풍경이 예술입니다. 사진에 안나온 곳에 아주 큰 바위가 있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행락객이 있었습니다. 또 날씨가 따라줬으면 더 아름다운 사진이 나왔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시간이 늦어지면서 비가 오려 했기 때문에 빠르게 철수 했습니다.

 부족해 보일지 모르지만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으니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