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올해 초 부터 여백님께 졸랐던 한강 탐어를 드디어 오늘 같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 포인트 찾아주신 여백 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여기서 다시 한 번 드립니다.
오후 6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습니다. 일단 첫 지점은 바로 이 여울입니다.
전경이나 위치는 사정상 올려드리지 않구요. 이 정도 환경입니다. 물에서는 냄새가 조금 났고, 탁해서 15cm 가량 이상 깊이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젖은 바위와 제 족대가 보이네요 ^^;
두 번째 족대질에 올라온 중고기. 현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등지느러미에도, 꼬리지느러미에도 무늬가 있었습니다. 3~4cm의 어린 개체로 어항에 넣기 딱 좋은 크기네요 ^^; 여기서는 중고기, 피라미, 돌고기와 버들매치, 대륙송사리, 동정이 불가능한 납지리? 납자루?, 망둑 종류의 어종을 여러 마리 보았습니다.
이 후 모래밭으로 이동했습니다. 족대질은 그냥 쭉 쓸어 올라오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어종은...
모래밭 첫 수입니다. 강주걱양태와 몰개(전형배님: 두우쟁이)가 잡혔네요. 강주걱양태는 2~3cm 크기의 개체가 매우 많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보호종인만큼 데려오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겠지요? 큰 강 하구의 특정한 환경에만 서식하는 종이니 보호해야 하겠습니다.
이 녀석은 약 4cm 가량으로 그날 본 가장 큰 개체였습니다. 등에 아가미 구멍이 보이네요. 서울시가 아닌 다른 흔한 곳이 있다면 한 번 쯤 잡아와서 길러보고 싶은 어종입니다.
몰개입니다. 대부분이 5~6cm의 크기였습니다. 사진상으로 옆줄 위로 4.5개의 비늘이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몸 옆에 납자루 종류처럼 푸르스름한 줄이 보이더라구요. 몰개 류 어종은 처음 봤는데, 피라미와 달리 통통하면서 비교적 부드러운 성질을 가진 녀석 같았습니다.
블루길 치어입니다. 한강 본류에도 서식하고 있네요.
그리고 같이 올라온 민물검정망둑입니다.
귀여워서 한 번 더 찍어보았습니다. 제 손을 물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올라온 이름 모를 새우. 징거미 류의 어린 녀석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됭경모치도 다수가 있었는데, 대부분 2cm 가량의 매우 어린 치어라 성어를 잡으면 촬영해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결국 한 장도 촬영하지 못하고 말았네요. 됭경모치 역시 서울시 보호종이니 채집해오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번에는 장소를 다시 이동해서 고여 있는 곳을 탐색해 봅니다. 물은 매우 탁하고 바닥은 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붕어와 블루길 치어만 나오네요 ^^; 수질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여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에는 아까 찍지 못했던 종들도 다시 촬영해봅니다.
돌고기 치어... 이런 곳에서도 용케 번식을 하며 살아가고 있네요.
납지리 종류 같은데 동정이 정말 어렵네요.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갔는데도 전혀 모르겠고, 사진 찍어와서 봐도 전혀 모르겠습니다.(전형배님: 납자루) 다슬기 같은 녀석도 사진에 보이는데 이 물에 정말 다슬기가 살고 있을까요?;;
이 녀석은 뭔가 체고가 낮아보이는? 납자루 종류? 아 그러나 동정은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더더군다나 전부 처음 보는 녀석들이라 @,.@; (전형배님: 흰줄납줄개)
매우 매끄러운 몸을 가진 녀석이네요. 체고도 낮고 줄도 안보이고 납자루로 추정해봅니다. 여백님께 설명을 듣긴 했는데 수 많은 사진 속에 제 머릿 속은 그만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장에서도 수염을 직접 알아보기는 꽤 힘들더군요.
멋진 참게네요. 여기저기 많이 보였습니다.
납지리 종류 같은데 납지리인지 큰납지리인지 가시납지리인지 구분할 능력이 제게는 없습니다.(전형배님: 큰납지리)
다시 올라온 귀여운 중고기!
시간이 지나고 해가 졌습니다. 여울에서 탐어를 조금 더 했습니다. 밀물이 올라오면서 물살이 거세지고 수위가 높아졌는데, 넘어질까봐 불안하기도 했지만 또 새로운 종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같이 커지더군요. 여백님이 보신 적이 있었던 뱀장어가 목표 어종이었는데요. 아쉽게도 저는 뱀장어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수류를 거슬러 올라오는 붕어를 여울에서 채집할 수 있었습니다.
물살 때문에 낑낑대며 겨우 1m가량을 쓸고 올리니... 무려 10cm가 넘는 강준치 세 마리가 들어있었습니다;;; 밀물에 떠밀려 온건지, 얕은 곳의 치어들을 포식하러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족대질 최고의 수확이네요. 희안하게도 처음에 몇 번 푸드덕하더니 별로 저항하려는 기색도 없는 것 같고 기운들이 없더군요. 낚시 하시는 분들도 그런 비슷한 말씀들을 하시던 것 같았는데...
이제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두워졌습니다. 돌밭에서 족대질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다시 모래밭을 향했습니다. 미처 보지 못했던 꺽정이를 보기 위해 다시 갔지만 아까 잡았던 강주걱양태들, 2~3cm의 매우 소형의 됭경모치들, 납지리 종류, 몰개류, 피라미가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여백님의 족대 솜씨에 쏘가리가 걸려들었습니다. 사진이 아닌 직접 보는 것으로는 저로서는 처음 보는 쏘가리인데, 한강 본류 쏘가리들은 일반적인 여러 다각형의 표범무늬가 아닌, 저렇게 조금 더 불규칙한 경향을 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멋있었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징거미! 포란 중이더군요. 잘 번식하여 살길 바라며 다시 놓아주었지요.
드디어 주인공 꺽정이가 등장했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딱 이 한 개체를 잡아보았네요.
화가 잔뜩 난 건지 방어 행동인지 아가미를 쩍 벌리고 있습니다. 아가미를 벌리고 있어서 눈이 묻힌 것 같네요. 크기는 6~7cm쯤 되는 녀석이었습니다. 역시 서울시 보호종이지요. 희소하게 보이는 것 같던데 잘 보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줄공치입니다! 아주 얕은 물가에서 여백님의 솜씨에 잡혔습니다.
한 컷 더 촬영... 밀물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구나 녀석... 간혹 물뱀처럼 헤엄치는 녀석들을 봤는데 그게 혹시 이 녀석이 아닐까 추정해봅니다.
채집한 종.
1.여울부
피라미 -
붕어 -
민물검정망둑
밀어(?) 꾹저구(?) 갈문망둑(?) - 너무 어린 치어라 동정이 어려웠던 개체들.
줄납자루(?) 납자루(?) 납지리(?) 큰납지리(?) 가시납지리(?) - 제 능력 밖의 문제 ㅋㅋ;
중고기
돌고기
대륙송사리
버들매치
강준치
몰개 -
2.호안
붕어
블루길
3.모래밭
납지리(?)
몰개
피라미
강주걱양태
됭경모치
두우쟁이
꺽정이
쏘가리
줄공치
블루길
잉어, 누치 시체
4.그 밖의 생물
참게, 징거미
한강 탐어, 다양한 어종을 보고 싶어하던 제게는 정말 유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저 혼자서는 고기 잡이할 장소조차 찾지 못하고 어리버리 했을텐데 여백님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종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적당한 2급수의 탐어지를 찾으면 매번 보던 종만 보아서 조금 지겨운 느낌이 있었는데, 신선한 자극을 받고 와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에서는 약간의 냄새가 나고 있었고, 탁한 수질에 각종 쓰레기가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강변에서는 쥐 시체도 보았고, 30cm 가량의 잉어와 누치의 시체가 모래밭 근처에 떠밀려 왔더라구요. 이렇게 수질이 오염된 곳에서도 꾹 참고 잘 살아주는 녀석들을 보면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고, 또 인간으로서 미안한 감정도 들었습니다. 맑은 곳에서는 사람들의 물놀이와 관광지 개발로 수난을 겪고, 오염된 곳에서는 낚시와 쓰레기, 오염에 수난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물고기들... 3급수 어종이 3급수에 살고 싶어서 3급수에 살리는 절대 없지요.
1~2급수가 된 서울시 한강 본류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쉬리와 참중고기, 미유기, 참종개, 새코미꾸리, 묵납자루, 꺽지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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