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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Fishing

[한강]가평군 조종천, 임초천 (2008,08,30)

 방학 종료를 하루 앞 둔 날.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탐어를 하겟다는 생각으로 치밀한 준비를 했습니다. 결론을 내린 곳은 임초천이 조종천과 합수하는 곳. 임초천에서 대륙종개, 쉬리 등의 상류 어종을 보고 조종천에서 퉁가리, 배가사리 등의 다양한 어종을 보고자 하여 조종천 어류상에 관련된 논문도 보면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곳이었는데요.

 버스 정류장에 대한 정보가 갑자기 부실해진 네이버 버스노선 서비스 때문에 단순히 알려주는 정류장에서 내린 후 찾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린 곳은 임초천의 하류였고 조종천까지 긴 시간을 걸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조종천을 본 후 쭉 걸어올라가다가 잡은 다리 밑 포인트. 다리 밑을 쉼터로 삼으면 항상 탐어지가 이렇게 제약을 받게 됩니다. 산 옆을 끼고 도는 협곡의 형태로 오랜 세월 침식을 받은 산 쪽은 아주 수심이 깊었습니다. 탐어를 할 수 있는 곳은 물가의 4~5m 정도였고, 그나마도 실수하면 깊은 곳으로 도망가기 일수였습니다.



 바닥 환경은 이와 같습니다. 돌의 크기는 작은 편으로 큰 고기가 숨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풍경입니다. 바닥에는 참종개와 새코미꾸리가 많이 보이는데, 채집 과정에서 모두 흘려보내서 촬영에는 실패했습니다.



 그곳에 계신 어르신 들이 저를 귀엽게 보셨는지 어항 3개와 떡밥을 인수인계 해 주시고 가셨습니다. 어항은 해체 과정에서 낚시 줄이 끊어지고 한 개만 제대로 건져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어항들에는 모두 돌고기만 들어있었습니다.



 이제는 돌고기를 잡으면 별로 기뻐하지 않습니다. 자주 본다는 것이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돌고기도 아주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아가면서 우리 강을 풍요롭게 하는 어종인데 말이지요.



 돌고기가 워낙 관심 밖이라 그런지 오히려 얘들에 대한 번식, 사육, 습성, 색상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한 녀석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은 정말 무서워요. 생김새에서 큰 차이가 없는 가는돌고기나 감돌고기는 화제가 되면서도 더 아름다운 쉬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죠.



 꽤 여러 개체가 보이던 배가사리 치어. 모두 저 정도 크기였고 물가에 많은 수가 있었습니다. 저서 어종의 특성상 관찰을 잘 하고 감싸면 되서 즐겨 잡았던 어종입니다.



 이 녀석은 제가 직접 잡은 걸로는 최초로 잡아본 퉁가리입니다. 조종천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지만 이제서야 잡아봤습니다.



 아주 귀엽게 생겼습니다. 눈은 아주 작게 퇴화해가고 있습니다.



 사실 반 쯤은 쏘이고 싶기도 해서 이렇게 잡아봤는데 결국 절 쏘진 않았습니다. 벌 같은 녀석들은 살짝 잡기만 해도 능동적으로 쏘는데 이 녀석들은 능동적으로 쏘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꺽지입니다.



 꺽지는 정말 매력적인 어종이지만 단독 사육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한 번 쯤 키워보고 싶은 어종입니다.



 짐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 같아서 다시 다리 밑으로 왔습니다. 임초천과의 합수점에서 대학생 MT를 온 듯한 풍경이 보였습니다.



 부러움을 감출 수 없더군요. 제 주변 사람들과 함께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고기 잡이 같은 취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별종 취급을 당하는 것도 있고... 고기 잡이의 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방법은 없는 걸까요? ^^;



 사진을 찍으러 상류로 올라가다보니 큰 여울이 나왔습니다. 이 여울은 산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옆으로 휘어 돌아가면서 산을 깍아 들어가 협곡을 만듭니다.



 정말 아름다운 여울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꼭 탐어를 해보고 싶었는데...

 더 이상 새로운 종이 나오지 않을 거라 판단하고 근처를 돌아볼까 하다가 하류의 자주 들르는 포인트를 다시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납자루가 또 나와줍니다.



 돌 밭의 그 많던 물고기는 모두 전멸하고 참종개들만 한 두마리 보였습니다.



 여전히 나와주는 떡납줄갱이. 맑은 하천이면서 떡납줄갱이, 각시붕어, 흰줄납줄개 등이 사는 곳을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가까운 왕숙천에는 많이 있지만 상큼하고 기분 좋게 탐어를 할 수 있는 장소는 못됩니다.



 반갑다 얘들아 ^^



 즐거운 방학 동안의 조종천 탐어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앞으로는 여름 동안 방학이 2주도 안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탐어를 자주 다녀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