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겜만 하는 생활 무한 반복인 방학 생활 중, 간만에 외부인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바로 동호회 회원이신 런던피뤠미님일 겁니다. 오늘도 그 덕에 오랜만에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 글과 마찬가지로 동행하신 분께서도 블로그를 하신다는 것을 알게되어 이곳에 링크합니다.
청계 7가 거리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그러니까 90년대 초반으로 정말 옛날인데, 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오던 추억이 남아있는 거리입니다. 그때 당시의 풍경은 청계천 복개를 다시 없앤 지금은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어렴풋이 남은 오래된 건물 그 자체만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당시에는 앞을 지나가면 항상 아주 좁은 곳에 갖힌 원숭이가 절 반기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동대문에서 아이쇼핑을 즐기고 식사를 한 후 이곳에 와서 수족관 구경을 하고 청계천도 거니는 코스를 자주 즐겼습니다.
위치를 지도로 링크합니다. 6호선 동묘앞 역 6번 출구나, 4호선 동대문 역 7번 출구로 나오면 2~3분 정도 걸으면 도착합니다.
오래전에는 정말 야생에 흔하고 기르기 쉬운 종이 많았고, 물고기 위주로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중의 다양한 취향과 인기 어종 위주로 변했지요. 과거에는 어느 수족관을 가도 볼 수 있던 실버바브, 매틴니스, 몽크호샤 같은 흔하디 흔한 일반 종은 수초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입니다. 과거에는 전 매장을 뒤져야 수초 쪼가리 몇 개 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어딜 가나 아주 멋진 수초 어항이 자리하고 있죠. 과거에는 실버 아로와나도 신기한 구경거리였지만 지금은 용 한 마리 쯤 안들여다 놓은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종들 뿐만 아니라 디스커스나 드워프, 허니 구라미의 화려한 계량종들. 특이한 거북이 등의 파충류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디널 테트라나, 피라니아를 보고 신기해 했던 과거가 더더욱 그립습니다. 과거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보기 쉽지는 않은 로지바브, 파라다이스 피쉬, 펄 다니오, 개량되지 않은 드워프 구라미 등을 보면 그 추억은 더욱 아련하죠.
저 혼자서는 수족관에서 촬영을 쉽사리 물어보지 못하지만 이번에는 같이 동행하신 분이 먼저 양해를 구하셨기에 저는 무임승차해서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민물고기 동호회였기 때문에 그 대상은 민물고기를 파는 금성양어장이 되었지요.
참고로 추가하자면 민물고기를 파는 큰 매장으로 지금 현재는 청계천 금성양어장, 그리고 그린피쉬, 신세계수족관 등이 대표적입니다. 각각은 아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직접 확인을 해보시는게 가장 빠르겠지요. 그린피쉬(http://www.greenfish.co.kr/)와 신세계수족관(http://www.wpet.co.kr/)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민물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입구의 모습입니다. 간판 자체는 깔끔하지만 주변 상황은 열악합니다. 간판 그대로 정겨움은 더욱 느껴지긴 합니다.
내부 전경입니다. 주인 아저씨께서 조금은 퉁명스럽고 손님들을 대하는게 익숙하지는 않으시지만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 시설은 다른 곳에 비해 몇 년은 뒤떨어진 느낌인데, 열악한 민물고기 시장과 인프라를 생각하면 이런 매장을 탓하기보다 오히려 청계천 명당 위치에 이런 수족관을 운영하 수 있게 해 주시는 분들께 오히려 고마워 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민물고기를 사랑하시면서 능력이 되시는 어떤 분께서 이곳을 보다 멋지게 꾸밀 수 있게 도와주신다거나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수초어항 멋지게 꾸며 놓은 길가의 다른 수족관처럼 여울 어항을 멋지게 꾸며 놓은다면 민물고기도 보다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텐데요.
이곳의 어항은 대부분 중고이거나, 오래된 어항의 인상을 풍기는 것이 많고, 조명도 열악하고 물이 뿌옇거나 이끼가 뭍어 있거나 유리 면에 흠이 많이 가있어 사진 촬영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입구에 있는 참갈겨니와 피라미 어항입니다. 겨울이라 다들 발색은 빠져있지만 운동이 저하되어 있는 것을 빼면 건강해 보였습니다.
송사리 어항입니다. 어린 개체고 자세히 못봐 대륙송사리인지 동정은 못했습니다. 입구 앞쪽에 있는 어항인데 이곳에는 항상 농수로 어종이 들어왔었는데 이번에는 순수하게 송사리 종류만 있었습니다.
안쪽의 아래쪽에는 금강모치와 연준모치 어항이 있었습니다. 촬영을 해보았는데 촛점은 안맞고 뒤에 있는 애들한테 맞았네요. 여러 장 찍어둘걸 눈치를 보다가... ㅠ
각시붕어가 많이 들어 있는 어항이 있었습니다. 이곳도 평소에는 각시붕어, 흰줄납줄개, 떡납줄갱이, 납자루 등이 중구난방으로 섞여있던 어항인데 요새는 종 구별을 확실히 해서 각시붕어만이 있었습니다. 조금은 과밀이라는 느낌이 드는 어항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수컷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납자루가 있는 어항입니다. 이곳도 납자루만 잘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채집도 쉽고. 크기도 크고,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은데다가, 수초도 먹는 이 녀석들이 팔릴까 조금 걱정이 되더라구요.
이곳에는 항상 고정된 위치에 쉬리 어항이 있습니다. 쉬리들이 상태는 나쁘진 않은데 발색들은 굉장히 안좋습니다. 사실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어종이 아닌데 말이지요.
비록 발색은 빠졌지만 아름다운 체형과 지느러미 무늬를 보여줍니다.
동자개 치어입니다. 큰 인기를 끌면서 양식장에서 들여오거나 하는 것 같더라구요. 직접 여쭤본건 아니지만...
같은 어항에 들어있던 긴몰개와 참붕어입니다. 동자개는 어항은 넓은데 한쪽 구석에 구지 뭉치는 버릇이 있더군요. 왕숙천에서 직접 채집해본 경험으로는 흙이 깔린 바닥의 돌 밑에 여러 마리가 들어있던 걸 족대로 잡은 경험이 있습니다.
근처 어항에 있던 망둑종류. 꾹저구로 추측됩니다. 몇 달 전에는 밀어와 민물검정망둑이 더 많았었는데 팔리거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망둑으로 수정)
다양한 발색을 보이던 녀석들입니다.
이런 녀석들은 제가 직접 채집지에서 다양한 크기의 개체를 본 경험이 없어서 동정이 어렵습니다. 민물검정망둑 같기도 하구요.
종개류 어항도 있습니다. 기름종개인지 점줄종개인지 알 수 없는 녀석들과 참종개 비슷한 녀석들, 수수미꾸리 정도가 보입니다. 이 녀석들도 서식지를 모르면 동정이 정말 난해한 녀석들입니다.
넌 기름종개냐 점줄종개냐... 이쪽 종개류는 참종개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물놀이하는 정도 수질과 환경에서는 쉽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왕숙천에서는 흔하게 봤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눈동자개이거나 대농갱이인 녀석들. 수염의 길이로 보나 흔한 정도로 봐서는 눈동자개로 보입니다.
작은 어항에 있던 물방개입니다.
다른 곳에 있던 가재들입니다.
뚱땡이 돌고기입니다. 돌고기는 1~4cm 까지가 예쁜데 지나치게 큰 녀석들을 데려다 놓으셨더라구요. 저런건 거의 팔릴 수가 없을텐데... 하기야 얼마전에 본 초대형 버들치들 보단 팔린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요.
이곳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게 칼납자루 어항입니다. 단 한 번도 칼납자루가 없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영역 다툼을 즐겨하고 사나워서 실제 사육시에는 난감한 점이 많은 녀석이죠. 하지만 그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아름답기에 많은 분들이 기르시고 계십니다. 산란기 수컷은 저것보다 훨씬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지요.
칼납자루 옆에는 배가사리가 함께 있는 어항도 있었습니다.
배가사리들입니다. 아주 큰 개체도 몇 마리 있었습니다. 배가사리도 서식지와 크기, 희소성 등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탐어시에는 인기가 있는 어종입니다.
4~5cm 급의 쏘가리입니다. 4~5cm의 쏘가리, 황쏘가리가 함께 있는 어항이 있었습니다.
아주 예쁜 크기더군요. 육식어에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쯤 흥미를 가질만한 모습이었습니다.
밑에는 큰 크기의 녀석들도 있습니다. 아주 멋지지만 살아있는 물고기만 먹는다는 특이한 식성 때문에 실제 사육에는 아주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모됩니다.
저는 처음보는데 백색의 쏘가리도 보이더군요. 열대어 식으로 이름 붙이자면 플래티넘 황쏘가리 쯤 될까요? 황쏘가리는 천연기념물이지만 양식을 통해 번식된 개체에 한정되어 유통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개체도 발견이 되고 고정이 되서 개발되는 것이겠지요.
같은 어항에 있던 대형 꺽지입니다. 대형의 꺽지를 사서 기르실 분이 있을 까 궁금하긴 합니다만 사람 취향이니까요. 탐어가서도 언제 만나더라도 반갑고 멋진 한국의 돌 많은 맑은 하천의 터줏대감입니다.
지쳤는지 이곳의 녀석들은 대부분 바닥에서 쉬고 있습니다.
밑에는 가물치 어항이 있었습니다. 10cm가 넘어가는 크기의 꽤 큰 개체들입니다. 가물치는 아주 가까운 종이 열대어로도 많이 개발되어 있고, 민물고기를 기르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매니아 분들이 계십니다.
같은 어항에 동사리들도 있구요. 이 개체는 특이하게 몸을 모래 속에 파묻고 있었습니다. 동사리에게 저런 습성도 있었나요?
이 녀석은 아마도 감성돔이겠지요? 바닷물고기인데 민물에서 사육이 가능하다고도 하는군요. 타 사이트를 통해 인기를 얻게 되어 이곳에도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릴 적 과학 만화 도감 등을 꼼꼼히 보신 분이라면 이 종의 이름이 절대 처음 들어보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주로 일본 서적을 배끼는 한국의 책의 특성상 몇몇 일본 종들이 한국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 것들이 있는데 감성돔도 그 중 하나로서, 새끼를 직접 낳는다는 특성, 자라면서 성전환을 한다는 특성 등이 어린이를 위한 과학 도감에 잘 소개되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곤 했지요. 회로도 즐기는 생선 중 하나입니다.
최근 민물고기 서적이 민물에 생애의 아주 잠시만 올라오는 종이더라도 민물고기로 처주는 경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감성돔이 아직 포함이 안되어 있어서 민물에서 사육이 가능하다는 정보 자체에는 저는 아직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버티고 있는 것인지 건강하게 사육이 가능한 것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고, 건강하게 사육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바다에 사는 녀석들을 민물에서 기르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생각해봐야겠지요.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중고기입니다. 몇 달전에는 참중고기와 함께 많은 개체가 있었는데 많이 팔리고 몇 개체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제가 좋은 경험과 사진을 찍게 허락해주신 금성양어장 사장님, 그리고 함께 동행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많은 정보도 알려주신 민물고기 동호회의 회원 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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