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ature>/Fishing

[동해안]동해시 어달 해수욕장 (2009, 08, 09)

 드디어 한 주 동안의 짧은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1주 내내 신나게 놀 계획에 그 동안의 힘든 실습도 버텨내왔는지 모릅니다.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일요일에 출발하여 피서를 가기로 하였습니다. 원래는 제주도로 갈 예정이었으나 휴가가 아니라서 주말을 활용한 여행을 해야하고 그 일정의 항공편이 이미 바닥이 난 관계로 동해로 노선을 변경하였습니다.

 제가 피서지를 선정한 기준은 이와 같습니다.

1. 절대로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일 것
 사람이 많으면 사진 찍기도 힘들고 짜증도 나고 무엇보다 탐어가 힘듭니다.
2. 가까운 곳에 항구가 있을 것
 피서지! 하면 역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겠죠. 항구 근처의 경쟁하는 식당을 가야 바가지를 덜 쓸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3. 풍경이 아름다울 것
 여행에서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입니다.
4.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이 용이할 것
 대중교통으로 가야하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위와 같은 기준으로 동해안의 해수욕장을 지도를 보면서 쭉 흝어나간 결과, 어달 해수욕장이 위의 조건들을 많이 부합시켰습니다. 3번은 조금 불안하긴 했습니다만... 동해안의 맑은 물을 통해 저절로 커버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불안했던 것은 출발 전에 기상청 날씨 검색에서는 이틀 내내 날씨가 흐리다고 나왔으며 더 중요한 것은 동해상의 강한 고기압 때문에 동해안의 낮 최고 기온이 불과 24도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가기 전에 택시 기사님과, 다른 피서 다녀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다들 동해안 가서 물에도 못들어가보고 왔다는 말이 많았기 떄문에 더 불안했습니다.

 어찌 되었던 일요일 8시 10분에 동서울에서 출발했습니다. 정해진 버스로 안가고 당일날 표 끊는 사람도 마구 데려가기 위해 버스를 무작위로 마구 편성해서 아무데나 앉으라고 하더군요. 출발하는데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계속 날씨는 흐렸습니다. 대관령 근처에서 구름이 산을 덮고 있는 장엄한 풍경은 압권이었습니다만... 급경사를 타고 내려와 동해의 푸른 하늘이 보이는 순간 귀신같이 하늘은 맑아졌습니다.


 영동고속도로는 전혀 막히지 않았고 3시간만에 동해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네XX 사이트 지도를 뽀샵으로 이어 붙여서 가져갔는데 그 때문에 동해는 고속버스 터미널과 시외버스 터미널이 분리되어 있다고 알고 가서 표 구매나 일정에 굉장한 고민을 했습니다만 막상 가서 보니 그 둘은 통합되어 있었습니다. 도착 후 택시를 타고 어달 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택시기사님께서는 어달 해수욕장보다 대진 해수욕장을 추천하셨는데... 저도 대진 해수욕장도 이미 검색을 했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설마 했습니다만...

 참고로 대진 해수욕장은 동해시 말고도 영덕군에도 있습니다. 검색할 때 혼동이 많이 되는데 올리시는 분들이 어디의 대진 해수욕장인지는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 구분이 더욱 어렵습니다.



 숙소에서 내려다 본 어달 해수욕장 풍경입니다. 역시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백사장이 아주 좁은 것은 조금 아쉬운 모습입니다. 이 부분이 택시기사님께서도 지적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좁은 해변에는 간소한 시설들과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항구 쪽에 비해 두 배쯤 비쌌습니다만 아주 많은 분들이 새벽 5시까지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맑은 하늘에 너무나 푸른 동해의 맑은 바닷물이 잘 조화되니 그림이 따로 없었습니다.

 족대를 들고 들어갔습니다만 보이는 물고기는 많이 없었습니다. 거의 1~2cm 정도의 별망둑 치어만이 암초 근처를 떠돌고 있었습니다. 암초 위에는 홍합 같은 녀석들과 해조류, 그리고 바위게 종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바닷물로 들어가기가 힘들어서 이런 사진들은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채집할 수 있었던 범돔 치어입니다.



 너무나 깜찍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관상용으로 제격인 것 같습니다.



 해수욕장 위의 붉은 해초 위를 족대로 흝으면 자주 나오던 녀석들입니다. 파도가 세차기 치는 바위 위에서 어떻게 붙어서 사는지 신기했습니다.



 빨간횟대나 무늬횟대로 동정했습니다만 고수님께서는 머리 모양이나 등지느러미가 펴진 모습을 봐야 정확한 동정이 가능하다고 하시더군요. 몸은 붉은 색이었고 배는 특이하게도 초록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해수욕장 근처는 모래를 새로 퍼온 것 때문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생물상이 매우 단순한 것 같았습니다. 3여 종의 해파리가 많이 떠다니고 있어 노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전 볼때마다 대충 피해다녔더니 하나도 쏘이지 않았습니다. 옆으로 옆으로 고기를 찾아 계속 이동하니 해파리 수도 줄고 바닥이 자갈이나 암초로 변하면서 생물상이 풍부해지더군요.



 암초와 완전히 같은 색을 하고 있어 운이 아니면 발견하기가 어려웠을 노래미입니다. 다행히도 흰 바위쪽 위에서 또아리를 틀면서 파도를 버티기 위해 팔랑팔랑 거리는 모습을 발견해서 족대로 쉽게 채집하였습니다.



 횟감으로도 서울의 횟집 수조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종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위에 팔랑거리는 모습을 겨우 발견할 수 있었던 학공치입니다.



 발견하면 족대로 채집하는 것은 무척 쉬웠습니다. 고등어 치어로 추정되는 저 정도 크기의 녀석들도 두 번쯤 목격을 했는데 빨라서 채집이 어려웠던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계속 돌아다니다보면 지금까지 채집한 녀석들과 달리 꽤 큰 녀석들이 느릿느릿 헤엄치는 것이 보입니다. 걸어가도 충분히 쫓아갈 수 있는데 족대에는 좀처럼 들어오지 않더군요. 넓은 바닷속에서는 도망갈 공간도 많기 때문에, 쫓아가는 중 바닥의 지형지물에 걸리거나 깊은 곳으로 가면 자꾸 놓치기 일수였습니다. 이 녀석만은 잡고 간다는 일념으로 계속 쫓아가다가 얕은곳으로 몰면서 겨우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망상어 치어로 추측한 녀석입니다.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는 녀석입니다.

 그 밖에도 이 녀석과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는데 등 뒤에 큰 점이 박힌 녀석도 채집할 수 있었는데 촬영을 하지 못했습니다만 다음날 묵호항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던 중 물고기 시체 같은게 보여 뜰채로 건져 올려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녀석이 나왔습니다.


 아주 느리게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군소라고 하며 먹는 방법도 설명해주시더군요. 물론 먹지는 않고 다시 풀어주었습니다. 그 밖에도 야생의 성게도 채집했지만 그 자리에서 놓아주어서 촬영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의 먹거리나 항구에서의 글은 다음의 글에서 펼쳐집니다.